30분 만에 5만 건 사전 주문
2024년 3월 28일, 베이징의 발표 무대에서 레이쥔이 SU7을 공개했다. 30분이 지났을 때 사전 주문 건수가 5만 건을 넘어섰다. 그것은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가 만든 전기차였다. 가격은 21만 5,900위안, 한화 약 4,000만 원대였다. 테슬라 모델 3와 직접 경쟁하는 포지셔닝이었다.

샤오미는 왜 자동차를 만들었나
샤오미의 자동차 진출은 레이쥔의 개인적 결단에서 시작되었다. 2021년 3월, 그는 이것이 샤오미 창업 이래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실패한다면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전략적 배경은 분명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섰고, 전기차는 소프트웨어와 반도체가 핵심 경쟁력인 산업으로 바뀌고 있었다. 샤오미가 이미 잘하는 분야였다. 레이쥔은 자동차를 ‘바퀴 달린 스마트 기기’로 보았다.

SU7의 제품 전략 — 테슬라를 벤치마크하라
SU7의 전략은 단순했다. 테슬라 모델 3의 성능을 동등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맞추고, 가격을 낮춘다. 0-100km 가속 2.78초, 800km 이상 주행 가능 거리, 그리고 샤오미 스마트폰·스마트홈 기기와의 완벽한 통합. 샤오미 앱 하나로 차, 폰, 집을 연결하는 생태계는 경쟁사가 따라할 수 없는 차별화였다. 기본 모델 가격은 테슬라 모델 3와 직접 경쟁하는 수준으로 책정했다. 소비자들이 이 차를 테슬라와 비교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전략이었다.

2024년 실적 — 세 차례 목표 상향의 기록
2024년 샤오미는 세 차례 생산 목표를 상향했다. 처음 7만 6천 대 → 12만 대 → 13만 대. 실제 납품은 13만 5천 대 이상이었다. 9개월 만에 10만 대를 돌파한 속도는 테슬라 이후 전례가 없었다. 자동차 제조 경험이 전혀 없는 회사가 3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첫 해에 이 궤적을 보인 것이었다. 2025년 목표는 30만 대였다. 2024년의 두 배였다.

GM과 Ford를 넘어선 것의 의미
2024년 샤오미 SU7은 GM과 Ford가 전 세계에서 판 전기차 물량을 모두 초과했다(InsideEVs, 2025). GM은 100년 이상, Ford는 T형 자동차로 대량 생산의 역사를 시작한 회사다. 전기차라는 미래 경쟁 분야에서 첫 해 신규 진입자가 이들을 앞선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진입 장벽이 전기차 전환과 함께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진짜 도전 — 생산 능력과 서비스 네트워크
빠른 성장은 동시에 가장 큰 위험을 드러냈다. 생산 능력 병목이었다. 수요 초과로 일부 고객은 수개월을 기다렸다. 자동차는 스마트폰처럼 단기간에 스케일업을 할 수 없는 분야다. 수만 개의 부품, 안전 기준, 서비스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30만 대 목표를 달성하려면 생산 설비를 거의 두 배로 늘려야 했다. 샤오미의 다음 챕터는 이 제조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가의 문제였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맥락
샤오미 SU7의 성공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맥락 없이 이해할 수 없다. 중국은 2024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의 약 6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BYD, NIO, Xpeng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이미 있는 시장에서 샤오미는 기존 생태계 고객들을 활용했다. 수억 명의 샤오미 사용자가 잠재 고객이었고, 차-폰-집 통합 경험이 경쟁 우위를 만들었다.

2025년 이후 — 글로벌 도전
30만 대 목표와 함께 글로벌 확장의 신호가 나타났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EU의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 인증 기준,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새로운 장벽이 있었다. 미국 시장은 정치적 이유로 사실상 접근이 막혀 있었다. 중국 내수 성공을 글로벌로 가져가는 것이 샤오미 다음 챕터의 시험이었다.

마치며 — 산업의 경계는 생각보다 빠르게 무너진다
샤오미 SU7 이야기의 핵심 교훈은 단순하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기술 변화가 자동차 산업의 진입 장벽을 무너뜨렸을 때, 100년 역사의 회사들이 적응하는 속도보다 IT 기업이 침투하는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로 재정의되는 산업에서는 후발 주자도 첫 주자가 될 수 있다. 다음에 이런 역전이 일어날 산업은 어디일까.
샤오미 생태계 통합 — 차보다 강력한 무기
샤오미 SU7의 진짜 차별화는 차량 성능이 아니었다. 샤오미 스마트폰과 스마트홈 기기 전체를 하나의 앱으로 연결하는 생태계였다. 차에 탑승하면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카플레이 수준을 넘어 완전 통합 인터페이스로 전환된다. 집 조명, 에어컨, 보안 카메라를 차 안에서 제어할 수 있다. 이 경험은 애플과 구글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샤오미만이 스마트폰, 차량, 스마트홈을 동시에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수억 명의 기존 샤오미 사용자에게 이 통합은 SU7을 구입하는 자연스러운 이유가 되었다. 차를 살 때 생태계를 선택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중국 전기차 산업의 맥락
2024년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의 약 60%를 차지했다. BYD, NIO, Xpeng, Li Auto가 이미 경쟁하는 시장이었다. 그럼에도 샤오미가 신규 진입자로 성공한 것은 브랜드 파워와 생태계 덕분이었다. 중국 소비자들은 샤오미를 저가 스마트폰 브랜드가 아니라 스마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었다. 레이쥔이 직접 SU7을 몰고 도로 테스트를 공개하고,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서 소통한 것도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SU7 사고 논란과 브랜드 시험
2024년 말, SU7 관련 몇 건의 교통사고가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었다. 배터리 화재 사고나 자동 주행 보조 기능 관련 논란이 있었다. 신규 자동차 브랜드로서 피할 수 없는 시험이었다. 레이쥔은 직접 웨이보에서 해명하고 개선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투명한 소통이 오히려 브랜드 신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것은 기존 자동차 대기업들이 위기 대응 시 관료적인 공식 채널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폰 회사 출신 창업자의 디지털 소통 방식이 강점으로 작용한 사례였다.
테슬라의 반응
테슬라는 공식적으로 SU7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명확했다. SU7 출시와 함께 중국 내 테슬라 모델 3의 점유율이 일부 압박을 받았다. 테슬라는 가격 인하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대응했다. 엘론 머스크는 소셜 미디어에서 레이쥔을 언급하며 ‘좋은 제품’이라는 짧은 평가를 남겼다. 경쟁자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했다. SU7의 성공은 중국에서 테슬라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도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2025년 SU7 울트라 — 프리미엄 시장 진입
2025년 샤오미는 SU7 울트라(Ultra) 모델을 발표했다. 0-100km 가속 1.98초, 1,500마력의 수치는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에 비견되는 성능이었다. 가격은 약 80만 위안(한화 약 1억 5천만 원). 저가 전략에서 프리미엄 시장으로 동시에 진출하는 투트랙 전략이었다. 샤오미 브랜드가 더 이상 저가 제품의 대명사가 아니라는 선언이기도 했다. 레이쥔은 직접 레이싱 트랙에서 SU7 울트라를 몰고 랩타임 기록에 도전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마케팅에 활용했다.